• 서브비주얼01
 

텃밭에서 배우는 지혜

학교 아이들과 함께 텃밭 체험을 하려고 함께 갔습니다. 돌풍농장이라는 말처럼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 아이들이 조금 춥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씩씩했습니다. 요즈음 텃밭체험이 좋다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기독교 학교에서 텃밭체험은 무엇으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조금이라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하는 교육이 되고자 했습니다.


잘 정돈된 텃밭에 상추와 치커리를 심으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신기해하고, 귀하게 자란 아이들이라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아주 진지하게 서로 대화하면서 상추와 치커리를 심었습니다. 태양이 뜨거워서 물을 주고 나면 몇 일이 못되어서 물이 마를까봐 교감 선생님에게 비닐을 씌울까 제안을 했는데, 비닐을 씌우면 나중에 아이들이 텃밭에 와서 할 일이 없기 때문에 풀이 자라는대로 뽑는 작업도 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비닐을 씌우면 물은 증발하지 않지만 풀이 자라는 것을 뽑지 못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많이 없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다 심고 나서 물을 주는데, 상추나 치커리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서 넘어지는 것도 있고, 물이 많이 부어진 곳에서는 뿌리가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비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일 있으면 다시 와야 하는데, 그때까지 잘 정착할 수 있을지 조금 의문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한번씩 올 때 마다 상추나 치커리가 조금씩 더 자라는 것을 보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과연 무슨 생각이 자라고 있을까? 조금은 기대도 되었습니다. 텃밭 체험이 평범하게 계획된 커리큘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과 생명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신앙과 인생과 세상을 교육하고 싶었고, 우리가 심은 상추와 치커리가 우리의 양식이 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의 양식도 된다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키우시고 먹이셔서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참된 유익을 주는 존재로 사용하신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심고 물을 주지만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신다는 것 등, 텃밭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주님과 말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신앙 인생의 많은 것을 교육하고 싶었습니다.


모든 것을 마치고 간식을 먹는데, 왁자지껄한 소리가 났습니다. 간식을 다 먹은 아이들이 서로가 즐겁게 댄스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들은 서로 즐거워하고, 자기들의 장기와 평소 자신들의 마음에 있는 것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어릴 때 저렇게 밝고 건강하게 나를 표현 할 수 있었나?”라고 잠시 회상을 해 보지만 쑥맥 처럼 학창시절을 보냈던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너무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정작 교육을 주관하고 있지만, 교육 받는 대상들이 더 부럽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학교가 가진 미래의 모습이기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저렇게 밝게 크고 있는데, 앞으로 세상의 많은 찌끼들이나 오물에서도 오염되지 않고 저 모습들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실행하는 교육이 몰고 올 미래를 생각하며 흐뭇한 설렘을 가졌습니다.


인생의 시간은 하나님의 창조하신 세상 속에 던져진 시간이요, 모든 곳에서 우리는 하나님-인간-자연이라는 하나님의 창조하신 것들 속에서 생활합니다. 그리고 때론 배우는 자로, 때론 가르치는 자로 역할을 감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늘 우리 위에 하나님이 계시고, 우리의 생각보다 뛰어난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섭리하심이 있기에 우리는 늘 배우면서 가르치고, 가르치면서 배우는 변증법적인 관계 속에 살아갑니다. 그리고 오늘을 넘어 내일로, 내일을 넘어 영원이라는 시간 속으로 흘러갑니다. 마치 시냇물이 흘러 바다로 흘러 가듯이 말입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에 드리워진 인생과 사회, 자연 속에서 마냥 좋은 것이 진행될 거란 세상의 사상과 생각들이 아니라 마치 질주하듯이 영원을 향하는 하나님의 시간표는 겸허를 낳고, 진지함을 낳습니다. 이 땅에 드리워진 실제는 분명한 한시성과 제한성을 갖고 있고, 허무에 종속하는 실제로서 압박해 올 수 있지만 영원하신 하나님과 하지 않지만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야만 하는 것은 진정한 지혜자의 태도일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그리고 그들이 학교에서 매일 경험하고 학습하는 모든 것에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과 지혜에 입각한 인생의 총론과 영원하신 하나님의 시간표에 인생을 맞추는 것은 최고의 지혜요 선물일 것입니다. 이 세상을 회복하시고 하나님의 창조의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상태와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의 완성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에 진지하게 아이들의 교육과 경험을 만들어 갈 때, 아이들의 미래는 더욱 열린 미래가 될 것입니다. 말씀과 우리가 경험한 최고치를 잘 조화시켜서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참여하며 열망과 비전의 아이들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은 최고의 기쁨입니다.


원문 : 제5의 계절을 꿈꾸며(HCS, 한빛교회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nvitworld21/222693135921 


등록자

관리자

등록일
2022-04-07 13:45

댓글 1

ehddbs20
2022-04-14 15:31
아멘입니다^^